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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조의 서평·음반평
쓴 사람 관리자
쓴 날짜 2011-04-24 (일)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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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신라 금관의 기원을 밝힌다≫, 임재해

신라 금관의 기원, 시베리아 무당 모자에서 찾지 마라
[서평] ≪신라 금관의 기원을 밝힌다≫, 임재해

 

▲ 신라 금관 황남대총 복분 금관(왼쪽), 새날개 모양 속관

                                       장식(오른쪽 위), 천마총 출토속관(아래) ⓒ 지식산업사 


그동안 대다수 학자는 신라 금관이 시베리아 무당의 모자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한 나라의 절대권력자인 임금이 시베리아의 무당이 쓰던 모자를 본떠 만든 것이다.’란 주장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할까? 하지만, 그것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 하마다 세로의 주장에서 한치도 나가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신라 금관이 시베리아 무당의 모자에서 유래했다거나 심지어 죽은 사람의 부장품이란 일본인 학자들의 황당한 주장을 일축하고 신라 금관은 건국신화인 김알지 신화에서 비롯되었음을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바로 한국 민속학계 거두 안동대 임재해 교수가 지식산업사(대표 김경희)를 통해서 펴낸 ≪신라 금관의 기원을 밝힌다≫가 그것이다.

책은 먼저 머리말을 통해 ≪고금소총≫에 나오는 우스개를 소개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잊은 채 정신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자기를 남으로 착각하듯이 타자의 발견을 마치 자아 발견인 것처럼 환호하는 미술사학계 학자들을 나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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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라 금관 황남대총 복분 금관(왼쪽), 새날개 모양 속관 장식(오른쪽 위), 천마총 출토
                  속관(아래) ⓒ 지식산업사

              ▲ 경주 계림 김알지 신화 곧 신라 금관의 기원이 된 계림 ⓒ 정우성

그러면서 그동안 많은 학자가 펼쳤던 주장들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가장 강력한 반박은 바로 5세기에 만들어 썼던 금관이 19세기 시베리아 무당의 모자에서 비롯되었다는 앞뒤가 바뀐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일제강점기 일본학자의 주장으로 해방이 된 지 무려 60년이 지났는데도 반성 없이 금과옥조처럼 답습하는 학계 풍조를 개탄한다. 

그것도 금관이 아닌 전혀 다른 재질, 한국 무당도 쓰지 않는 시베리아 무당 모자를 금관과 연결하고, 시베리아와 신라 사이에 있던 고구려를 건너뛰어 시베리아 문화가 신라로 전파되었다고 하며, 심지어는 김알지의 이름 ‘알지’가 알타이 언어에서 금을 의미한다며, 삼국유사에서 ‘알지’를 ‘아기’로 해석한 것을 틀렸다는 억지 주장을 한다며 나무란다. 

또 금관 세움장식은 김알지 건국신화에 나오는 신성한 계림을 상징하는 것인데도 그동안 학설들은 죄다 ‘출(出)’ 자나 ‘산(山)’ 자, 사슴뿔로 보아 온 것을 구체적인 분석을 토대로 허구성을 입증한다. 

                           

                     ▲ 무당 모자들 시베리아 에네트족 무당 모자(왼쪽), 카자흐스탄 이씩고분
                          출토 모자 : 모양이 비슷한 점이 없는데도 식민사학자들은 신관 금관의 기원
                          으로 본다. ⓒ 임재해


자들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은 거기에 멈추지 않는다. 금관의 세움장식에는 시베리아 무당의 신앙물, 아프카니스탄 관모 양식, 카자흐스탄 ‘이씩 고분’의 모자핀, 그리고 인도를 거쳐온 비잔틴 건축물 양식이 두루 결합하여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책은 그런 것도 억지일 뿐이라고 밝혀낸다.

그뿐만 아니다. 상투머리를 했던 한민족은 예부터 그 상투 때문에 갓과 탕건처럼 겉관과 속관이 같이 존재했는데 하나같이 속관이 없는 모자들이 마치 신라 금관의 원형인 것처럼 말하는 모순을 지적한다. 

물론 문화는 접촉하면서 서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외래문화는 어느 나라나 있게 마련이고, 그걸 부정할 수도 없다. 또 그 반대로 다른 민족에게 자신의 문화를 전파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때 문화의 전래와 전파에 대해 책은 다음과 같이 따끔한 지적을 한다.

“자기 문화에 대한 독창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내적인 것에 머물지 않고 외적으로 나타날 때에는 문화적으로 교만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 다른 문화를 지배하는 정복문화를 낳게 된다. 이와 반대로 사실과 다르게 문화의 북방 전래설을 일반화하여 민족문화의 뿌리를 한결같이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어코 끌어다 붙이려는 것은 문화적 종속을 자처하는 일이다.”

▲ 시베리아 무당의 모자들 예니세이 무당 모자(왼쪽), 오스티악 무당 모자(가운데), 부라이트 무당 모자(오른쪽) : 식민사학자들은 이 모자들 위에 꽂은 사슴뿔 모양의 세움장식이 신라 금관의 세움 장식과 닮았다고 우긴다. ⓒ 임재해


▲ 금관들 흑해 북안 출토 샤르마트 금관(왼쪽), 샤바르칸 탈리아테떼 금관(오른쪽) : 식민사학자들은 이 금관들의 세움장식이 신라 금관 세움장식과 같다고 주장한다. ⓒ 임재해

물론 이 책에도 옥에 티는 있다. 지은이의 철학이 분명한 까닭으로 할 말이 많다는 건 인정하지만 앞에서 한 주장이 뒤에서도 되풀이되는 부분이 있음은 오히려 주장을 약화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다.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고 정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 책의 진가는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그동안 학계가 일제의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아무도 그를 지적하지 않았는데 임 교수는 이 책을 통해서 그를 신랄하게 나무라고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크게 칭찬하고 싶다. 거기에 더하여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흔히 논리에 기대지 않고 감성으로만 주장하기 일쑤인데 임 교수는 조목조목 근거를 대고 설득하려 했음도 박수를 받을만한 일일 것이다.

식민사관, 일제 잔재의 청산은 비단 미술사학계만의 일이 아니다. 모든 학문에서 그리고 일반 대중의 생활 속에서도 하루바삐 청산해야 할 일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임재해 교수의 이런 학문 연구 그리고 노력은 모든 학자가 본받아야 할 일이 아닐까?

 
자문화를 주체적으로 해석하는 학문을 해야
[대담] ≪신라 금관의 기원을 밝힌다≫ 지은이 임재해
 
  
▲ 임재해 ≪신라 금관의 기원을 밝힌다≫ 지은이 임재해 ⓒ 김영조
 
- 민속학자가 어떻게 신라 금관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됐나?
  “두 가지 계기가 있는데, 하나는 10여 년 전에 ≪민족신화와 건국영웅들≫이라는 책을 쓰면서 김알지 신화를 읽는 순간, 금관은 시베리아 샤먼의 사슴뿔 모자에서 온 것이 아니라, 김알지 신화의 무대인 계림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민속학자로서 신화를 연구하다가 금관의 형상이 지닌 이치를 해석하는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또 하나는 역사학자들이 동북공정에 대응하여 학술연구를 하는 데 분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연구비 앞에 줄 서는 것을 보고 큰일 났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동북공정을 비롯한 역사왜곡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문화와 민족의 기원을 북방문화에서 찾는 식민사학 틀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시각에서 고대사와 민족문화의 뿌리를 밝히는 단행본 수준의 연구가 깊이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책을 읽다 보면 대다수 학자가 신라 금관을 어처구니없게도 시베리아 무당의 모자나, 카자흐스탄 이씩 고분 모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한다. 그런 어처구니 없는 현상이 학계에 보편적인가?
   “한 마디로 모든 금관연구자들이 한결같이 시베리아 기원설과 북방문화 전래설을 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금관뿐만 아니라 빗살무늬토기, 요령식(비파형) 동검, 적석목곽분은 물론, 서낭당과 솟대, 굿, 탈춤 등의 민속문화까지 시베리아 기원설을 펴고 있다. 식민지 시기인 1930년대 이래 일본학자들이 주장한 시베리아 기원설에 파묻혀, 해방 후는 물론 최근의 연구에서도 식민사관의 외래문화 기원설이 더욱 확산한다.
 
우리 굿은 시베리아 샤머니즘과 상당히 대조적인 민족신앙으로서 독창성을 지녔는데도 샤머니즘의 하나로 해석할 뿐 아니라, 국제학계에 굿을 “korean shamanism”으로 소개하며 우리 스스로 우리 문화의 독창성을 부정하는 바람에 외국학계에서는 한국문화의 독자성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
 
시베리아의 샤머니즘을 비롯하여 인도의 힌두이즘과 부디즘, 중국의 콘퓨시어니즘과 타오이즘은 물론 일본의 신토이즘까지도 국제사회에서 독자적인 문화로 인정되는 것과 달리, 한국의 굿은 한갓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아류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굿 문화의 기원과 정체성을 제대로 밝히는 연구가 정말 중요하다.“
 
- 우리가 해방을 맞은 지 벌써 60해가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 일제강점기의 식민사관에 의한 연구 태도가 지속하고 있다. 그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세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일제강점기에 식민교육을 받은 학자들의 식민의식이다. 해방 후에 식민사학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극복하는 독창적 연구활동을 하기보다 그때 일본인 스승으로부터 배운 지식을 무기로 우리 학계에서 학문적 기득권을 누리는 데 안주한 까닭이다.
 
다음은 해방 후 세대들의 종속적인 연구활동인데 식민사관에 파묻힌 선배나 스승의 학설을 극복하는 도전적 연구보다 그 학설을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스승으로부터 학문적 기득권을 보장받으려는 연구 경향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학문 세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식민사학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자기 눈과 방법으로 자료를 해석하는 주체적인 연구역량의 부족이다. 대다수 학자가 이론적인 연구방법을 스스로 개척하기는커녕 이미 있는 이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다른 나라 학계의 연구결과를 그대로 끌어다가 우리 문화를 해석하거나 북방민족의 문화를 근거로 우리 문화를 해석하고 있는데 그것은 가장 안전하고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 이 땅의 학문세계에 이런 식민사관의 잔재를 치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기존 연구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토대로 기존연구를 존중하는 것은 물론 기존 학설을 고스란히 써먹으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고정관념으로 굳어 있는 시베리아 기원설, 북방민족 도래설, 알타이어족설, 샤머니즘 기원설 등 식민시기 일본학자들의 학설은 극복의 대상으로 여겨야 독창적인 연구가 가능하다.
 
다음은 아무런 선험적 전제 없이 자기 눈으로 자문화를 주체적으로 해석하는 학문적 역량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농경문화를 이룬 민족문화의 기원을 유목문화에서 찾는 당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자면 학제적 시각에서 민족사와 민족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연구활동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국제적인 비교연구도 전파론적 비교시각에서 동이론적 비교시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웃나라와 같은 문화가 있으면 먼저 우리 문화가 그쪽으로 갔을 가능성을 전제로 연구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제각기 독립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그것도 적절하지 않을 때 비로소 문화가 그쪽에서 왔을 가능성을 연구해야만 한다.“

- 국어학자 김수업 선생은 문학이란 말을 󰡒���말꽃󰡓���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문용어도 일본말식 찌꺼기를 쓰기보다는 토박이말을 활용하자는 뜻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나는 우리 학생들을 영어로부터 해방시키고 우리 학자들을 외국이론으로부터 독립시키려고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에 참여하였다. 따라서 가능한 우리말로 학문용어를 쓰고 우리 이론을 스스로 개척하여 국제학회에 내놓으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람들은 정치주권 이전에 자기문화를 자기 스스로 생산하여 누리고 전승하는 문화생산 주권을 타고났다. 그것이 바로 ‘문화주권론’이다. 정치주권은 근대국가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지만, 문화주권은 인간이 문화생활을 하면서부터 누렸던 천부적인 주권이자, 태초의 원시인들도 누렸던 가장 오래된 권리이다.
 
하지만, 정치주권이 보장되고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오히려 저마다 자유롭게 누렸던 문화주권은 알게 모르게 박탈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문화주권 이론을 통해서 사람들이 문화창조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는 사실을 일깨우고 문화주권 실천운동을 벌이려 한다.“

- 신라 금관 이후 진행되는 또 다른 연구과제가 있는가?
   “우리 굿문화의 독창성과 정체성을 밝히는 연구를 구상하고 있다. 우리 굿의 기원을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 찾는 것을 극복하고, 굿 문화야말로 우리 겨레의 독창적인 종교문화이자 우리가 창조한 자생적 민족문화라는 사실을 밝혀내 국제사회에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은 ‘마을문화가 인류문화를 구원하는 희망’으로 생각하는 한편, 우리 학계에 학연은 있되 학파가 없는 문제를 극복하려고, 안동대학 민속학과를 ‘마을학파’로 자리매김하여 마을민속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러한 목표에 따라 ≪마을문화의 인문학적 가치≫라는 책을 써서 마을문화 연구를 새로운 문화학으로 정립시키고자 한다.
 
또 앞에서 이야기한 ≪문화주권론≫을 써서 문화의 세기에 걸맞게 세계적인 문화이론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한 연구 과제의 하나이다.”
 
임 교수는 무척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것은 주체적으로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연구하면서 식민사관에 의한 잘못된 연구 풍토에 크게 자극받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뜻대로 하루빨리 식민사관 잔재가 청소되고 올바른 학문 풍토가 생겼으면 하는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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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렇게 써라!

서평을 쓰는 방법은 따로 나와 있지 않다.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서평을 잘 쓰려면 잘 읽는 게 방법이라면 방법이고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요즈음 급하게 책장을 넘겨보고 쓴 서평들이 서평이란 이름을 단 채 등장하고 있다. 책을 쓴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은 서평이 난무한다는 것이다. 시간을 두고 차분히 글쓴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서평이 아쉽다. 서평을 쓴 사람조차 무엇을 읽었는지 모르는 서평을 통해 독자가 무슨 감흥을 얻겠는가? 서평은 책의 세상 나옴을 알리는 글이라 조심히 다루고 깊이 있게 다뤄야 한다. 이 방은 한 권 한 권 공들여 쓴 서평을 모아 두는 곳간이다.

<서평> 문의 전화 : 02-733-5027 / 누리편지(이메일) :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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