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이름
열쇠번호
회원등록   열쇠번호분실

 

독자가 쓴 얼레빗

 

이곳은 독자 여러분이 쓰는 방으로 매주 금요일 한편씩 소개합니다. 다음을 참조 하시어 많은 참여 바랍니다. 다만, 이글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와 그 방향이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길이: 김영조 소장이 쓰는 얼레빗을 참고해서 3문단 정도

내용: 유·무형 문화재, 유적지, 고전작품, 땅이름 유래, 외국에 있는 우리문화재, 기념비 등등 소재는 자유지만 가능하면 한국 전통문화와 관련된 글을 환영합니다.

채택: 보내주신 글은 되도록 올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얼레빗의 주인이 되어 도전해주십시오. 글을 주실 때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이 있으면 함께 주시고 없으면 글만 주셔도 좋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 - 전화:02-733-5027, 누리편지(이메일) : pine9969@hanmail.net 로 문의하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리며 아래에서 신청하셔도 됩니다.

 

 

쓴 사람 김예순
쓴 날짜 2012-06-15 (금) 07:13
첨부#1 hgj.jpg (130KB) (내려받기:1085)
ㆍ추천: 0  ㆍ조회: 928      
하지감자 먹는 맛

시골살이는 낭만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불만은 없다. 요즈음 돌아서면 웃자란 풀과의 전쟁으로 지내지만 도시 살림살이보다 좋은 점은 제철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집 앞 텃밭에 심은 상추는 네 식구가 매일 먹어도 다 못 먹을 정도로 실하다. 많이 심은 것도 아니고 주방의 식탁 넓이만큼만 심어도 햇볕이 좋아 그런지 무성하게 자라 연일 밥 먹는 시간이 즐겁다.

그뿐만 아니라 부추전을 좋아하는 우리 식구에게 도시의 슈퍼에서 한 줌밖에 안 되는 단 묶음에 2천 원씩 하던 부추는 정말 감질났는데 이곳에서는 언제나 싱싱한 것을 먹을 수 있어 좋다. 어디 그뿐이랴! 뚝배기에 된장찌개를 끓이면서 텃밭에 나가 파를 바로 잘라다 넣어 먹을 수 있으니 도시에서는 생각지 못할 일이다.

하지가 곧 다가오니 감자도 캘 때가 되어 어제는 텃밭에 심은 감자를 일부 캤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살살 감자몸을 다치지 않게 감자를 캐어 바구니에 담는 기쁨은 경험한 자만이 알리라. 실한 감자를 껍질째 씻어 마당에 걸어둔 가마솥에 넣고 쪄내니 뽀얀 분을 낸 잘 익은 감자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툇마루에 열무김치랑 꺼내 놓고 이웃 할머니 두 분을 불러 함께 먹는 기분이 그만이다.

도시에서는 슈퍼에서 감자를 사다 쪄도 이웃과 나눠 먹을 생각은 미처 못 했다. 100그램 단위로 파는 감자값도 무섭지만 무엇보다도 맞벌이로 바빴기에 그런 생각은 엄두도 못 냈었다. 주말에 쉰다고 해야 피곤해서 겨우 밀린 일 하기가 고작이었다. 컴퓨터 부품업을 하던 남편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점점 어려워져 결국 두 손을 들고 낙향한 셈이다. 큰아이가 4학년 작은 녀석이 2학년이던 재작년에 내려와서 농부 2년차인 우리는 제법 농사가 많은 남편의 사촌형님네 일을 돕고 지내고 있다.

우리는 땅 한 뙈기도 없지만 한우를 키우면서 논농사, 밭농사가 제법 있는 형님네에서 농사일을 배우다 보면 뭔가 길이 트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불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도시에서 살 때도 불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금 잘 될 때는 잘 나가나 싶었지만 내리막길로 들어설 때는 걷잡을 수 없는 불안감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농사는 그런 기복은 없는 것 같다. 큰 부자가 되기도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세끼니 먹고사는 일로 고민하지도 않으니 말이다.

포실한 제철 감자를 한 솥 쪄서 흰구름 흘러가는 초여름 낮에 툇마루에 앉아 이웃과 방과 후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한입 가득 하지감자 맛을 보는 재미는 도회지에서는 느끼지 못하던 행복감이다. 주말엔 서울친구 두어 명 불러들여 감자부추전이라도 부쳐 먹어야 쓰겄다.

                  독자  김예순 / 주부,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0
3500
    번호         제목    글쓴이 쓴 날짜 조회
79 한가위, 이렇게 다이어트 하세요 허기회 2012-09-28 1177
78 먹골배의 향수 손정숙 2012-09-24 1189
77 파주삼릉, 푸른 숲속의 애절함 - 파주통.. 권효숙 2012-09-14 1180
76 고조선 뒤를 이은 열국들, 세계 유일 ‘.. 심순기 2012-09-07 1224
75 조선인 원폭피해자 추도식의 아픔을 공.. 주문홍 2012-08-31 998
74 안타까운 현실_항일여성독립운동가 전시.. [1] 김다현 2012-08-24 1022
73 캐나다에 번창하는 무궁화 [1] 손정숙 2012-08-17 1080
72 광주에서 “거대한 감옥, 식민지에 살다.. 이윤옥 2012-08-10 1212
71 아이들과 다녀온 안동독립운동기념관 나.. 정여림 2012-08-03 1053
70 서울조카들과 텃밭에서 자연을 배우다 이 순 2012-07-27 953
69 파주의 보물 두 가지 마애이불입상과 박.. 권효숙 2012-07-20 1450
68 한나라가 절대 이기지 못한 조한전쟁을.. 심순기 2012-07-13 1274
67 독립운동가 후손 아그네스 안 선생님과.. 최서영 2012-07-06 1092
66 일본 인면수심 극우파와 종군위안부 사.. 임정미 2012-06-29 1004
65 카톡이 전하는 웃음의 세계 정채원 2012-06-22 1165
64 하지감자 먹는 맛 김예순 2012-06-15 928
63 세계에 유행한 고조선의 히트상품 ‘고.. 심순기 2012-06-08 1188
62 오늘은 “의병의 날”, 윤희순 의병대장.. [1] 이윤옥 2012-06-01 1164
61 국민 83.6%가 한글날 공휴일에 찬성한다.. 정성훈 2012-05-25 1134
60 세종대왕 태어나신 날 무덤에서 잔치를.. 한영숙 2012-05-18 1187
123456



 
나들이(답사·공연·성곽)
 

한국문화사랑협회 이모저모

독자 소식

문화해설 자원봉사 신청하기

국내 문화 유적 답사기

국외 문화 유적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