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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쓴 얼레빗

 

이곳은 독자 여러분이 쓰는 방으로 매주 금요일 한편씩 소개합니다. 다음을 참조 하시어 많은 참여 바랍니다. 다만, 이글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와 그 방향이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길이: 김영조 소장이 쓰는 얼레빗을 참고해서 3문단 정도

내용: 유·무형 문화재, 유적지, 고전작품, 땅이름 유래, 외국에 있는 우리문화재, 기념비 등등 소재는 자유지만 가능하면 한국 전통문화와 관련된 글을 환영합니다.

채택: 보내주신 글은 되도록 올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얼레빗의 주인이 되어 도전해주십시오. 글을 주실 때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이 있으면 함께 주시고 없으면 글만 주셔도 좋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 - 전화:02-733-5027, 누리편지(이메일) : pine9969@hanmail.net 로 문의하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리며 아래에서 신청하셔도 됩니다.

 

 

쓴 사람 서은영
쓴 날짜 2013-05-31 (금) 05:45
첨부#1 tgd.jpg (198KB) (내려받기:1738)
ㆍ추천: 0  ㆍ조회: 1882      
탄금대에 서서 우륵과 신립장군을 새겨 보다

조카딸이 충주에서 결혼식이 있어 내려왔다가  귀경길에  충주 탄금대를 둘러보았다. 충주 하면 충주호가 연상될 만큼 호수를 배경으로 한 자연경관이 빼어난데다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다는 느끼고 있으나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이참에 좋은 기회가 생겨 탄금대 쪽으로 발걸음을 한 것이다

.
탄금대는 신라 진흥왕 때에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탄주(彈奏)한 곳이라 해서 탄금대(彈琴臺)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지금 탄금대에는 우륵 동상이 없다. 아주 오래전에 왔을 때 그 자리에 있던 우륵 동상은 근처에 새로 지은 우륵당으로 옮겼다고 한다.

요새 동상 정도야 흔해빠졌는데 하필 오래도록 이곳에 있던 동상을 떼어가 버리고 그 자리에 비석만 세워둘 일은 무엇인가 싶었다. 탄금대에 오르는 길은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좌우 양 옆으로 다다를 수 있는데 주차장 끝에 있는 관리동 건물 뒤쪽으로 내려가면 절이 하나 있고 그 옆으로 경사진 계단을 오르면 우륵 동상이 있던 비석과 만난다.

우륵 돌비석을 보고 약간 더 가면 팔각정이 있고 그 아래로는 그림 같은 충주호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좀 더 가까이에 호수를 보려고 계단을 내려가니 신립장군의 순국터라는 조촐한 돌비석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바로 옆에 열두대라고 부르는 바위가 난간 안쪽에 버티고 앉아 있다. 신립장군이 화살시위가 뜨거워져 열두 번이나 물 아래로 내려가 씻어 식혔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눈을 들어 호수를 바라다보면 푸른 물결이 유유히 흐르는 가운데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

같이 구경나선 일행들은 난간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빴지만 나는 자꾸 신립장군의 순국터라는 돌비석이 눈에 밟혀 그 언저리를 돌아보았다. 비문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순변사 신립 장군이 장병 8000여 명을 거느리고 배수진을 친 채 왜장 소서행장을 맞아 격전 끝에 참패하게 되자 절벽아래 강물에 투신, 순국한 곳이라고 한다.

일행 중 일부는 이를 두고 신립장군이 왜 끝까지 싸우지 않고 강물에 뛰어 들었을까라고들 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패전으로 적장에 목이 잘리는 것보다는 참패를 인정하고 스스로 몸을 강물에 던진 행위도 싸움에서 장수가 선택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싸움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는 법이다. 임진왜란처럼 아무런 준비도 없이 치러진 전투에서 많은 장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그리고 여의치 못했을 때 목을 내주느니 스스로 자결의 길을 걸은 것은 장수로써 깨끗하게 삶을 마무리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칼로 자신을 찌르든지, 강물에 투신하든지 방법상의 문제일 뿐 왜적의 더러운 칼에 몸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기에 그렇게 함부로 평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당시의 긴급하고 다급한 상황을 지금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열두대에 기대어 우리 일행은 신립장군과 병사들의 한 많은 생을 그려 보았다.


탄금대라는 땅이름을 남긴 가야사람 우륵과 임진왜란의 비극을 몸소 겪어야 했던 신립장군과 병사들의 치열했던 운명의 순간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충주호는 잠잠하다. 무슨 말이 필요 있으랴! 흐르는 물만이 그날의 비극을 말해 줄뿐 사위는 솔바람조차 일지 않았다.

탄금대 주변은 공원을 만들고 곳곳에 조각 작품과 기념비를 세워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전부 천천히 돌아보는 데는 대충 1시간은 걸린 듯하다. 급할 것 없이 조카딸 결혼 덕에 모처럼의 탄금대 나들이 길은 충주에서의 새로운 추억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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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서은영 (39살, 주부, 서울 신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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