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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쓴 얼레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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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김영조 소장이 쓰는 얼레빗을 참고해서 3문단 정도

내용: 유·무형 문화재, 유적지, 고전작품, 땅이름 유래, 외국에 있는 우리문화재, 기념비 등등 소재는 자유지만 가능하면 한국 전통문화와 관련된 글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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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사람 이윤옥
쓴 날짜 2013-04-26 (금) 07:23
첨부#1 jjd.jpg (143KB) (내려받기:1728)
ㆍ추천: 0  ㆍ조회: 1846      
일본조동종의 과거를 참회한 이치노헤쇼코 스님

나는 어제 한 출판기념회에 다녀왔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일본 스님이 쓴 ≪조선침략 참회기- 일본조동종은 조선에서 무엇을 했나-≫라는 한국어 번역판 책 출판기념회였다. “참회”라는 말이 “고백”처럼 들렸던 이 책의 제목은 때마침 168명의 일본 국회의원들이 문제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마쳤다는 뉴스와 맞물려 묘한 느낌을 갖게 했다.

이 책을 쓴 이치노헤쇼코 스님은 아오모리현에 있는 조동종의 절 운쇼사 주지로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군산 동국사에 2012년 9월 16일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동조한 조동종의 과거를 참회하는 내용을 새긴 참사비 제막식을 가진바 있다. 이치노헤 스님은 일본의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 대표를 맡고 있다.

동국대 교수회관에서 4월 23일 있었던 출판기념회에는 군산 동국사 주지 종걸스님과 신도 들 그리고 동국대 측과 각계 인사 50여명이 출석해서 그간 이 책의 한국어판이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듣고 저녁식사를 했다.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건네받은 책을 들고 귀가하여 밤새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많은 생각에 잠겼다.

책에 보면 조동종 승려 다케다 한시가 1895년 명성황후 시해에 깊이 관련된 사실부터 청일·러일전쟁 때에 종단 승려들이 일제국주의 앞잡이가 되어 황국신민화에 앞장섰던 내용들을 밝히고 있으나 387쪽에 이르는 내용이 책의 부제목처럼 “일본 조동종이 조선에서 무엇을 했나”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 총독부 아래에서는 종교도 그 어떤 사상도 하나의 시녀였을 뿐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통감부는 한국의 사법사무를 접수했고 한국은 이미 빈사상태였지만 항일의병투쟁은 계속 되었다. 1907년과 1908년에는 경성 탈환작전이 실시되었다. 항일의병투쟁을 철저히 진압한 것은 하세가와요시미치(長谷川好道) 통감 대리 겸 군사령관이 지휘했던 남한토벌작전이다. 이 작전 곧 마을을 불태우는 초토화 작전으로 이로 인해 2만 명 가까운 의병이 살해되었다.

의병 지역에 들어가 현장을 취재한 캐나다 저널리스트 F.A.매켄지는 일본군에 의한 파괴의 참혹함을 저서 ≪조선의 비극≫에 기록하였다. “가는 곳 마다 불을 지르고, 반란군을 도왔다고 의심 가는 사람을 다수 사살했다...(중략)... 일제히 사격을 퍼부은 뒤 소탕을 지휘하던 일본군 장교는 사체에 다가가 검으로 찌르거나 베었다. 중국의 삼광작전(중일전쟁 때 일본군이 화북의 해방구를 근절하려고 했던 작전)의 원형을 보는 듯했다.”  
- 이치노헤쇼코 지음, ≪조선침략 참회기≫, 60쪽 -

이치노헤쇼코 스님의 조선참회기에는 조동종의 행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일본제국주의의 만행이 여러 군데 소개되고 있는 데 사실 이 정도 만행은 수원의 제암리 사건을 필두로 식민기간 35년 내내 이뤄졌던 일로 한국인들에게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특히 제3장 “군사도시 나남”을 다룬 197쪽에서부터 232쪽을 읽으면서 나는 요코�킨슨이라는 한 일본여자를 떠 올렸다. 패전 후 함경북도 나남에서 일본으로의 귀국 길 체험을 쓴 “불쌍한 일본인, 행패부리는 조선인”을 다룬 책 <요코이야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M씨는 나진에서 피난민이 되어 마지막으로 38도선을 넘었다. M씨는 세 아이 중 갓난아기는 등에 업고 나진에서 청진으로 향했다. 세 살배기 장남은 걷기를 싫어했다. M씨는 도중에 세 살배기 장남을 버리고 갈까 생각했다.(중략) 피난민들은 홍역, 디프테리아, 이질에 걸려 매일 같이 죽었다.”

“함흥에서 전염병이 유행하여 11월 21일에 두 살배기 여동생이 죽었다. 시체를 사과 상자에 넣어 교회 산에 묻었다. 아버지는 M씨 가족에게 이곳을 잘 기억해 두어야한다“고 몇 번이나 다짐해두었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조선 군사도시 나남생활”의 증언 부분은 조동종의 활동이라기보다는 “일본인이 겪은 조선에서의 고통”에 해당되는 부분에 가깝다. 물론 책 한권을 식민지하에서의 조동종의 비리나 만행을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 아니 채울 것도 없을 것이다. 조선총독부의 만행에 비하면 조동종 악행은 조족지혈에도 못 미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치노헤쇼코 스님의 “참회” 마음을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오히려 그 용기 있는 책 출간에 큰 손뼉을 쳐주고 싶다. 승려의 몸으로 “조선침략 사실”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 자신이 속한 종단의 입장에서 과거 자신의 종교가 총독부의 앞잡이로 조선인에 가한 만행을 솔직히 참회하고 있는 점은 높이 사고 싶다. 망언을 일삼는 일본인들의 식상함에서 “참회”라는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그의 용기 있는 행동에 고개가 수그러든다. 한국인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이치노헤 스님의 ‘참회’의 진정성과 용기에 힘을 실어 줘야 할 것이다.  

책을 덮으며 “일본 조동종은 조선에서 무엇을 했냐?”에 이어 “일본 총독부는 조선에서 무엇을 했나...문학인은? 예술인은? 지식인은?....” 같은 책이 활발하게 나와 과거의 잘못을 낱낱이 백일하에 드러낼 때에만 한일 간의 발전적인 관계와 더 나아가 아시아 평화까지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   이윤옥 /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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