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이름
열쇠번호
회원등록   열쇠번호분실

 

일본말 찌꺼기
쓴 사람 이윤옥
쓴 날짜 2011-05-03 (화) 15:52
ㆍ추천: 0  ㆍ조회: 1351      
왜 한국인은 아들이 태어나면 <장군감>이라 하나?


안녕하세요. 궁금한 게 있어 여쭤보고 싶습니다.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흔히 "장군감"이라면서 축하를 해주는데, 어느 책에서 남자아이에게 "장군감"이라고 하는 것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봤어요. (제 생각에도 "무"보다는 "문"을 숭상했던 우리네 정서를 봤을 때 "장군감"이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이게 진짜인지, 진짜라면 예전에는 남자아이에게 뭐라고 표현했을지, 또 여자아이에게는 뭐라고 표현하면서 축하를 해줬는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독자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장군감어리’라고 할 때의 ‘장군’이란 말의 유래를 일본으로 보냐 한국으로 보냐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위 질문자는 우리나라의 정서를 ‘무’보다 ‘문’을 숭상한 나라였기에 장군이란 말은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지만 ‘장군’이란 말은 일본보다 한국 쪽 기록이 훨씬 오래되었다. ‘문’을 숭상했다라는 말은 한국의 역사를 500년 조선시대에 국한 시키는 말일뿐 사실상 한국의 ‘상무정신(尙武精神)’은 일본보다 앞서있다.

서기 645년 당 태종이 진두지휘한 군대를 살수에서 보기 좋게 쳐부순 을지문덕장군을 위시하여 연개소문 장군 그리고 거란족을 무찌른 귀주대첩의 명장 강감찬 (姜邯贊, 948 ~ 1031) 장군과 여진족을 물리친 윤관(尹瓘, ?~1111) 장군 등은 일본보다 앞선 시대의 장군들이다.

일본의 장군은 공식적으로는 가마쿠라막부 초대장군(鎌倉幕府初代将軍)인 미나모토노 요시토모(源義朝 1147-1199) 시대부터로 본다 해도 장군의 역사는 한국이 깊다. 이른시기로 가마쿠라 보다 전 시대에 있었던 정이대장군 (征夷大将軍)때부터 장군의 역사(721년)를 잡아준다 해도  612년 1월에 113만 명의 수나라 대군을 물리친 을지문덕의 살수대첩보다 훨씬 뒤처지는 게 일본의 장군문화이다.

그뿐만 아니라 ‘문치주의’를 중시여긴 조선왕조시대에도 ‘장군’의 기사는 ‘왕조실록’에 원문 기준 861건이나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알려지지 않은 숱한 장군들이 나라를 지키다 갔음을 말해준다. 태조실록 1권 총서 26번째 기사에 보면 “이때 왜적(倭賊)이 양광도(楊廣道)에 침구(侵寇)하니 서울에 경계(警戒)를 엄중히 하였다. 환조는 판군기감사(判軍器監事)로서 나가 서강 병마사(西江兵馬使)가 되었다. 이로부터 두 번이나 통의(通議)·정순(正順) 두 대부(大夫)를 가자(加資) 받고 천우위 상장군(千牛衛 上將軍)으로 임명되었다.”와 같이 장군들의 활약이 컸으나 고구려시대의 장군만큼 인식되지 못할 뿐이다. 

장군이란 말이 일제강점기 때 순사문화인 일본말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은 남대문의 오류 예에서도 엿볼 수 있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을 가리켜 남대문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제가 부른 이름이라는 근거 없는 말이 유포되고 있으나 태조실록 10권, 5년(1396)에 “정북(正北)은 숙청문(肅淸門), 동북(東北)은 홍화문(弘化門)이니 속칭 동소문(東小門)이라 하고, 정동(正東)은 흥인문(興仁門)이니 속칭 동대문(東大門)이라 하고, 동남(東南)은 광희문(光熙門)이니 속칭 수구문(水口門)이라 하고, 정남(正南)은 숭례문(崇禮門)이니 속칭 남대문이라 하고, 소북(小北)은 소덕문(昭德門)이니, 속칭 서소문(西小門)이라 하고, 정서(正西)는 돈의문(敦義門)이며, 서북(西北)은 창의문(彰義門)이라 하였다.”라는 기사에서 보듯이 예부터 남대문으로 불렸을 뿐 일제 강점기 때 일제가 붙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 태어났을 때 ‘그 놈 장군감이다’라고 한 것이 일제강점기 때 들어 왔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실제로 50대 중반인 다와라기 하루미 (광운대) 교수는 일본에서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장군감이다’ 라는 말은 본인도 해본 적이 없고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대신 ‘오오모노(大物)’라고 해서 큰 인물 내지는 거물이 될 것이다 라는 말은 덕담처럼 주고받는다고 한다. 

역사의 시각을 조선시대에 두지 않는다면 우리 겨레는 일본보다 더 훌륭한 장군들이 대활약하던 시대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장군감’이란 말이 그때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입증이 어렵기는 하지만 아니라는 입증도 어렵다. 시대가 어수선 할수록 을지문덕이나 연개소문 같은 장군들이 그리워져서 갓 태어난 아기들에게 그렇게 말했던 것은 아닐까? 더 연구해봐야 할 말이지만 나는 그렇게 본다. 여자아이에 대한 말은 글쎄다. 지금 사람들처럼 ‘그 공주님 예쁘게 생겼다’라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0
3500
    번호         제목    글쓴이 쓴 날짜 조회
12 톡톡한 ‘기모바지’ 한 장으로 겨울나기 이윤옥 2012-02-26 1924
11 이윤옥 교수 "EBS-뉴스인" 출연 관리자 2012-01-22 1130
10 여자들은 어떤 <스킨십>을 좋아하나요? 이윤옥 2011-07-08 1260
9 <오재미>놀이 재미 난가요? 이윤옥 2011-05-27 1344
8 <대미>를 장식하다 이윤옥 2011-05-21 1467
7 <다구리> 당하다 이윤옥 2011-05-13 1310
6 왜 한국인은 아들이 태어나면 <장군감>이라 하나? 이윤옥 2011-05-03 1351
5 <수상화서>로 피는 여뀌꽃을 아시나요? 이윤옥 2011-04-29 1488
4 <조감도>를 배우고 싶어요 이윤옥 2011-04-11 1297
3 종지부 이윤옥 2011-04-11 1249
2 <구루병>에 걸려 곱사등이 된다? 이윤옥 2011-04-01 1402
1 천황을 위한 <멸사봉공> 이윤옥 2011-04-01 1730
1



 
나들이(답사·공연·성곽)
 

한국문화사랑협회 이모저모

독자 소식

문화해설 자원봉사 신청하기

국내 문화 유적 답사기

국외 문화 유적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