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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보기
쓴 사람 김영조
쓴 날짜 2013-03-21 (목)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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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9258      
2485. 추억이 몽글몽글 펜팔 그때를 아시나요(50)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유치환 시인의 시 <행복> 일부입니다. 이 시가 새삼 생각이 나는 것은 고등학교 시절 편지에 썼던 기억이 새롭기 때문입니다. 만난 적도 없고 누구인지도 몰랐던 소녀에게 정성껏 펜으로 써서 띄웠던 바로 펜팔 편지. 우리는 이쁜 그림을 그려 봉투에 넣고 우표를 붙여 빠알간 우체통에 넣었습니다. 편지에는 라이너마리아릴케, 헬만 헷세가 등장했고, 온갖 미사여구를 쥐어짜내 썼었지요. 어떤 친구는 당시 유행하던 칸쪼네 질리오라 칭케티의 노래 “노노레타(나이도 어린데)”를 정성스럽게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여 봉투에 함께 담기도 했습니다.

주로 연하의 여성 또는 연상의 남성을 상대로 펜팔을 했지만 누나가 없던 남성은 연상의 여인을 상대로 쓰기도 했지요. 펜팔은 나라 안 사람뿐만이 아니라 어쭙잖은 영문편지로 나라밖 외국 사람들에게도 쓰기도 했습니다. 잡지나 노래책 뒤에 펜팔 모집 광고가 나오면 거기서 한 사람을 선택해서 편지를 보내거나 국군 장병에게 보내는 위문편지를 보내기도 했지요. 더 적극적인 친구는 잡지에 응모하여 이름과 주소를 올렸는데 편지가 무더기로 와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편지가 오고간 끝에 결실을 맺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개는 한 때의 추억으로 끝냈던 펜팔. 그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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