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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보기
쓴 사람 김영조
쓴 날짜 2013-04-17 (수)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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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 강세황, 꽃이야 붓으로 그려 피우리라


“저 사람은 누구인고? 수염과 눈썹이 새하얀데 머리에는 사모(벼슬아치들이 관복을 입을 때 쓰는 모자)를 쓰고 몸에는 평복을 입었으니 마음은 산림에 가 있으되 이름은 조정의 벼슬아치가 되어 있구나. 가슴 속에는 수천 권의 책을 읽은 학문이 있고, 또 소매 속의 손을 꺼내어 붓을 잡고 휘두르면 중국의 오악을 뒤흔들만한 실력이 있건마는 사람들이 어찌 알리오. 나 혼자 재미있어 그려봤다!”

위는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로 문단과 화단에 큰 영향을 끼쳤던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이 자화상을 그리고는 스스로 쓴 화제(題, 그림 위에 쓰는 시문-詩文)입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 60년을 벼슬 한 자리 하지 못했어도 스스로 대단한 학식과 포부가 있다고 생각하며 절치부심 자신을 닦았습니다. 그는 “올해는 봄추위 심하여(今歲春寒甚) / 복사꽃 늦도록 피지 않았네.(桃花晩未開) / 정원의 나무들 적막하지만(從敎庭樹寂) / 꽃이야 붓으로 그려 피우리라(花向筆頭栽)“라는 <도화도(桃花圖)>라는 한시를 지었습니다. 꽃이 피지 않아도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스스로 붓으로 꽃을 그린다는 마음가짐으로 꿋꿋하게 살아간 것입니다.

그러다 영조임금이 그의 아들에게 “네 아버지가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점잖은 선비가 그림을 너무 좋아하다가 흠이 잡힐 수 있으니, 너무 몰두하지 말라고 전하거라.”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는 감격하여 며칠을 울어 눈이 퉁퉁 부었습니다. 벼슬도 못한 그를 임금이 챙겨주는 것에 감동한 것이지요. 그 뒤 그는 영조가 죽을 때까지 10년 동안 붓을 들지 않았습니다.

올해 탄생 300돌이 되는 강세황은 보통 물러나 쉴 나이인 61살에 정조임금의 배려로 노인과거를 보고 장원급제한 뒤 능참봉(왕릉을 지키는 벼슬)으로 시작하여 6년 만에 정2품 한성부판윤에 오르는 초고속 승진을 했지요. 강세황은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붓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푸른솔은 늙지 않고 학과 사슴이 일제히 우는구나.”라는 글을 쓴 다음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는 푸른솔처럼 자신의 예술이 영원히 사람들에게 기억되길 원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오는 6월쯤 국립중앙박물관이 표암의 작품 100여 점으로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많이 가다려집니다.

앞으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인터넷신문이 탄생될 <그린경제>에서 '한국문화 관련 글을 더 보실 수 있습니다. 많이 들어가셔서 보시고 댓글을 달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름아이콘 이두영
2013-05-16 13:49
자화상 찬문의 원문을 본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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