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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사람 김영조
쓴 날짜 2013-05-13 (월)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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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6. 손수 따비와 쟁기를 든 성종임금

“정결한 소와 염소로 선농(先農)에 정성껏 제사하고, 따비와 쟁기로 밭을 몸소 밟으셨습니다(聿躬履於甫田). 빛나고 성대한 의식이 이루어지니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중략) 촉촉한 가랑비 꽃가지의 바람을 재촉하니 / 동쪽 들의 버들이 봄빛을 띠게 됐네 / 황도(黃道)에 먼지가 맑게 걷히니 / 보연(寶輦)에 봄빛이 도네 / 곤룡포·면류관 차림으로 몸소 따비 잡고 밭갈이하여 / 우리 백성들 농상(農桑)에 힘쓰게 했네.”

이는 성종실록 24년(1493) 음력 3월 10일 기록입니다. 임금이 손수 따비를 들고 농사일을 해보는 일은 농사가 나라의 근본이던 조선시대에는 아주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들녘에는 푸르름이 더하고 논과 밭에서는 농부들이 허리를 펼 새 없이 농사 준비로 바쁠 때입니다. 그러나 따비와 쟁기 같은 농기구를 들고 논밭으로 나갈 농부들은 이제 거의 없습니다. 시골에도 기계화가 진행되어 이런 농기구들은 이제 농업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뿐입니다.

“작은 다랑이는 그나마 쟁기를 댈 수가 없어 따비로 이겨야 했다” 송기숙의 ≪녹두장군≫에 보면 따비 이야기가 나옵니다. 농기구 따비는 풀뿌리를 뽑거나 밭을 가는 데 쓰는 기구로 쟁기보다 조금 작고 보습이 좁게 생겼지요. 청동기 시대의 유물에서 발견되는 점으로 미루어 농경을 시작하면서부터 따비를 사용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논밭의 흙을 고르고 씨를 뿌리기 전에 모판을 판판하게 고르는 데 쓰기도 하는 ‘번지’, 논이나 밭은 가는 ‘쟁기’, 극젱이, 가래 따위 농기구의 술바닥에 끼우는 넓적한 삽 모양의 ‘보습’ 같은 말들은 이제 쓰지 않는 말입니다. 그러나 해마다 봄이면 농부들은 씨를 뿌립니다. 농기구는 세월에 따라 변하지만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거두는 일만은 변하지 않는 인류의 전통 일 것입니다.

이제 한국문화신문 <얼레빗> 문이 열렸습니다. 들어가셔서 다양한 한국문화 글을 읽으시고 댓글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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