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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사람 김영조
쓴 날짜 2011-04-07 (목)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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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9. 한식, 임금이 불을 나눠준 날

어제는 한식이었습니다. 임금이 “한식(寒食)은 찬밥을 먹는 까닭에 그렇게 부르는가.  한식에는 불을 쓰면 안 되는가.” 하니, 정인지가 대답하기를, “옛 시에 이르기를, ‘푸른 연기 흩어져 오후 집으로 들어가네.’ 하였사오니, 이는 반드시 불을 내려주는 걸 기다려서 불을 썼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이는 ≪세종실록≫ 13년(1431) 2월 26일 자 기록입니다.

≪동국세시기≫에는 “청명(淸明)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친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준다.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인 것이다.”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불씨를 꺼트리면 안되는 예전에는 이렇게 온 백성이 한 불을 씀으로써 같은 운명체임을 느꼈습니다. 꺼지기 쉬운 불이어서 습기나 바람에 강한 불씨통[藏火筒]에 담아 팔도로 불을 보냈는데 그 불씨통은 뱀이나 닭껍질로 만든 주머니로 보온력이 강한 은행이나 목화씨앗 태운 재에 묻어 운반했습니다. 흔히 한식의 유래를 중국 고사에 나오는 충신 “개자추”가 산에 들어가 타죽어 불을 쓰지 않게되었다고 전하지만 그것은 중국 고사일뿐 우리 겨레에게 있어 한식은 묵은 불과 새 불의 교체기에 생긴 일로 보고있습니다. 자기 나라에서 유래한 것은 뒤로하고 남의나라 충신이 불에 타죽어 찬밥을 먹게 되었다는 것을 내세워 온 것은  이번 한식부터 새롭게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한식의 의미는  밥에 있지 않고 불씨의 나눔에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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